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불행한 투수는 누구일까?

시즌이 끝났다. 올해도 많은 선수들이 저마다의 활약을 보여줬는데, 개중에는 기록상 전년도보다 더 나아진 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개인 기록의 변화에는 제각기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그 이유가 선수 개인의 문제, 즉 구위 하락, 체력 하락 등에 있을 수도 있고, 선수 외적인 요소, 이를테면 수비나 팀 타선의 득점지원 등에 있을 수도 있다. 전자는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 가능하다지만 후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기록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운이란 요소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운의 여부에 대해서는 LUCK수치로 구할 수 있다. 이는 실제/기대 승수의 차와 기대/실제 패수의 차를 합하여 계산하는 기록으로,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들 중 이 LUCK 수치가 가장 나빴던 선수는 -7.56을 기록한 워싱턴 내셔널스의 존 래난이다. 올해 9승을 거둔 래난의 기대 승수(피타고라스 승률에 경기수를 곱한 것)가 13.8승이었음을 볼 때, 그의 실력에 비해 여러 가지 이유로 운이 없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운'에 개입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동료들의 지원 여부를 꼽을 수 있다. 팀의 지원은 팀 타선의 지원뿐만 아니라 팀 타선 이외에도 자신이 내려간 이후에 불펜이 불을 지르느냐 마느냐의 여부, 훌륭한 수비로 병살을 만들어내는 수비라던가 하는 요소들이 들어갈 것이다.

이러한 팀의 지원 여부를 가지고 계산한 기록이 SNW라는 것이다. 이것은 Support-Neutral Wins의 약자로,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지원(득점지원, 수비지원, 불펜지원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을 받았을 경우 얻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승수를 말한다. 이 수치와 실제 승수와의 차를 통해서 어떤 선수가 팀의 도움을 많이 받아 ‘스탯 뻥튀기’를 하였는지 알 수 있다. 올해 10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들 중 자신이 거둔 승수와 SNW의 차이가 가장 큰 선수는 SNW 18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로서, 실제 승수와의 차가 10이나 된다. 단순히 SNW 수치가 가장 높았던 투수는 SNW 22.5의 잭 그레인키(캔사스시티 로열스)였다.

투수 본인이 잘 던지면 승수가 쌓이게 되고, 못 던지면 승수가 쌓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야구 기록은 본인의 실력에 비례한 만큼 승리를 얻지 못하는 선수가 있음을 보여준다. 왜 이러한 경우가 나오게 되는 것인가? 그 이유는 우리가 주로 보는 야구 기록이 선수의 실력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순수한 실력 이외의 것이 개입하는 기록-승, 패, 세이브, 타점 등이 특히 그렇다-만 가지고서는 그 선수의 실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매우 어렵다. 많은 거액 계약이 실패하고, 상당수 이적선수들이 부진한 것을 보면 그들이 실력에 비해 실력 외적인 부분이 많이 반영되는 기록들을 통해 과대 포장된 선수가 아닐까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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